동전은 닦지 마세요

세월이 만든 색, 지우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서랍 깊숙이 넣어 둔 옛날 동전을 꺼내 보면 갈색이나 검푸른 빛으로 변해 있곤 합니다. 지저분해 보여서 치약이나 식초로 문질러 반짝이게 만들고 싶어지지요.
하지만 수집가들 사이에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동전은 닦지 마라.”
왜 닦으면 안 될까요
동전 표면의 색은 수십 년 동안 공기와 만나며 천천히 생긴 얇은 막입니다. 수집가들은 이것을 ‘토닝’ 또는 ‘파티나’라고 부르며, 동전이 지나온 세월을 보여 주는 흔적으로 아낍니다.
치약·식초·연마제로 닦으면 이 막이 벗겨지는 것은 물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가는 긁힘이 표면 전체에 남습니다. 동전을 처음 찍어 낼 때 생긴 은은한 광택도 함께 사라집니다. 한번 닦은 동전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해외의 동전 감정 회사들은 세척 흔적이 보이면 정상 등급 대신 ‘세척됨’ 표시를 따로 붙입니다. 같은 동전이라도 이 표시가 붙으면 값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이렇게 보관하세요
- 가장자리를 잡으세요. 손가락의 기름과 땀이 앞뒷면에 닿으면 시간이 지나 얼룩이 됩니다.
- 먼지는 부드러운 붓으로만 털어 내세요. 그 이상의 세척은 하지 말고, 꼭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 PVC가 없는 홀더를 쓰세요. 말랑한 비닐 홀더 가운데 PVC가 들어간 것은 몇 년 뒤 동전에 초록색 끈적임을 남기기도 합니다.
- 습기를 피하세요. 보관함에 실리카겔을 함께 넣고, 동전끼리 부딪히지 않게 하나씩 나눠 두면 좋습니다.
그대로 두는 것도 수집입니다
변색된 동전은 그 동전이 지나온 시간의 기록입니다. 반짝이게 만드는 대신 지금 모습 그대로 사진을 찍어 히든젬 컬렉션에 걸어 보세요. 앞면과 뒷면을 자연광에서 찍으면 색이 가장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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