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에서 발견한 나만의 취향

지진이 나면 집보다 피규어가 먼저 걱정되는 남자
“다들 무사히 있어 줘서 고맙다!”
지진이 지나간 뒤, 수집가 요코야마 다이고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유리장 안의 피규어들입니다.
그가 모은 피규어는 150개 이상. 울트라맨의 괴수부터 에일리언, 프랑켄슈타인, 좀비까지 취향도 꽤 독특합니다.
도대체 그는 왜 이렇게 괴상한 존재들에게 빠진 걸까요?
모든 것은 에일리언에서 시작됐다
요코야마가 피규어에 빠진 계기는 영화 《에일리언》과 《프레데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완성된 제품을 사서 색칠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더 정교한 피규어를 접하며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결국 행사장에서 만난 제작자에게 만드는 법을 배워 자신만의 피규어까지 제작하기 시작했죠.
그에게 수집은 단순히 사서 모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다가, 결국 직접 만들어 보는 데까지 이어진 탐구였습니다.
단순히 유명한 것보다 '형태가 아름다운 것'
그가 가장 많이 모으는 것은 괴수 피규어입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캐릭터를 무조건 사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괴수라도 고질라와 가메라에는 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하죠.
요코야마가 보는 것은 인기보다 형태의 아름다움입니다.
기계처럼 반듯한 형태보다는 에일리언의 피부와 괴수의 몸처럼 낯설고 유기적인 형태에 더 끌립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무섭거나 기괴한 피규어가 그에게는 섬세한 조각 작품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피규어 하나에 숨어 있는 장인의 손
요코야마는 색칠되지 않은 조립 키트를 구입한 뒤, 전문 제작자에게 조립과 채색을 맡깁니다. 그는 이런 제작자를 ‘완성품 장인’이라고 부릅니다.
실력 있는 장인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키트가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으로 변합니다.
똑바로 서게 만드는 균형부터 눈동자의 생생함, 손톱과 머리카락, 옷의 주름까지 어느 하나 대충 넘어가지 않습니다. 울트라맨의 미묘하게 다른 붉은색도 정확하게 재현합니다.
상자에 넣어두면 수집이 아니다
그는 피규어를 상자에 넣어 보관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캐릭터의 이름이나 희소성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는 ‘조형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피규어를 먼지가 닿지 않는 유리장에 세워두고 자주 바라봅니다. 힘든 날에도 좋아하는 피규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풀린다고 합니다.
그에게 수집은 소유한 물건의 숫자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곁에 두고 계속 바라보는 생활에 가깝습니다.
정말 갖고 싶은 것을 어떻게 알까?
요코야마가 권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나는 이중에서 정말 무엇을 갖고 싶은가?”
유명해서, 남들이 사서, 나중에 비싸질 것 같아서 고른 물건은 금방 시들해질 수 있습니다. 바로 결정하기 어렵다면 하루 정도 기다려봐도 좋습니다. 그사이 다른 사람이 사 갔을 때 계속 아쉽다면, 그것은 내가 정말 원했던 물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코야마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수집은 인기 있는 것을 따라 사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이 반응하는 것을 알아가는 일입니다.
괴수든 우표든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자꾸만 다시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어쩌면 그 안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당신의 취향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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