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모으면서 책 망친 얘기들 (만화책·문고본)
자랑거리가 아니라 망친 얘기라 좀 부끄럽습니다만, 저처럼 하지 마시라고 적어둡니다. 20년쯤 모았고 그동안 크게 세 번 말아먹었습니다. 제일 크게 당한 건 비닐입니다. OPP 봉투에 넣고 입구를 테이프로 막아놨는데, 여름 지나고 열어보니 안쪽이 오히려 축축했습니다. 밀봉하면 습기가 못 빠집니다. 봉투에 넣는 것 자체는 괜찮아요. 입구만 막지 마세요. 다음은 종이입니다. 90년대 문고본은 산성지라 어차피 노랗게 갑니다. 이건 못 막습니다. 다만 갈변 심한 책을 멀쩡한 책들 사이에 꽂아두면 옆 책까지 따라가는 느낌이 있어서 저는 따로 빼둡니다. 근거 있는 얘긴지는 모르겠고 그냥 제 경험입니다. 마지막은 순전히 제 잘못입니다. 창가 책장에 몇 년 세워뒀더니 책등만 하얗게 날아갔습니다. 앞표지는 멀쩡한데 등만 색이 없어요. 같은 시리즈인데 앞쪽 몇 권만 다른 책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볕 안 드는 벽 쪽에 꽂아두고 습도계 하나 놓고 장마철에만 신경 씁니다. 별거 안 하는데 이게 제일 오래 가더군요.
도서 · 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