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한 번도 안 입은 재킷이 있습니다
빈티지 데님이랑 가죽 재킷만 8년쯤 모았습니다. 처음엔 다 입으려고 산 거였어요. 근데 언제부턴가 옷장 앞에 한참 서 있다가 결국 딴 옷 입고 나갑니다. 60년대 후반 걸로 추정되는 재킷 하나는 3년 넘게 한 번도 안 꺼냈어요. 안 입으니까 더 상합니다. 작년 장마 때 가죽 안감에 하얗게 핀 거 발견하고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마른 수건으로 닦고 며칠 그늘에 널었더니 잡히긴 했는데, 냄새가 좀 남았어요. 코 가까이 대면 압니다. 데님은 데님대로 오래 접어두면 접힌 자국이 그냥 자국이 아니라 선이 됩니다. 세로로 걸라는 얘기는 많이 봤는데 무거운 건 어깨 늘어질까 봐 또 못 걸겠고요. 입는 게 제일 좋은 보관법이라는 말 있잖습니까. 맞는 것 같다가도 한 번 터지면 끝이라 손이 안 갑니다. 입을 것과 안 입을 것을 아예 갈라놔야 하나 싶은데, 선을 긋는 순간 안 입는 쪽은 그냥 짐이 되는 것 같아서 그것도 못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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