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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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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작은 박물관에서 관장님이랑 두 시간

휴가 때 강원도를 돌다가 영월에 작은 박물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얘길 듣고 한 곳 일부러 들렀습니다. 읍내에서 차로 좀 더 들어가야 하는 데였어요. 평일 오후. 주차장에 제 차 말고 한 대. 나올 땐 그 차도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표 끊어주시는 분이 관장님이셨어요. 처음엔 안내만 해주시나 했는데, 제가 첫 방에서 한참을 안 나오니까 슬쩍 오시더니 이건 어디서 구했고 저건 왜 하필 저 자리에 뒀는지를 하나씩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다 두 시간 가까이 같이 돌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물건보다 그 말투였어요. 하나 설명하다가 그거 구하려고 몇 번을 내려갔는지, 결국 얼마에 받았는지, 받고 나서 한동안 아까워서 못 꺼내놨다는 얘기까지 술술 나오는데, 아 이건 전시가 아니라 이분 수집 인생을 방마다 늘어놓은 거구나 싶더군요. 돌아오는 길은 좀 착잡했습니다. 유지비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저는 더 묻지 않았어요. 집에 와서 선반을 반쯤 비웠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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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좋아요659

댓글 5

  • 이십년째정리중
    이십년째정리중

    저는 좀 다른데, 아무도 없는 전시실 혼자 도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 문방구세대
    문방구세대

    사설 박물관이 입장료로 유지가 될 리가 없죠. 대부분 사비일 겁니다.

  • 상자째보관
    상자째보관

    마지막 두 줄이 계속 남네요. 저도 몇 년 전에 비슷한 데를 갔는데 재작년에 닫았다고 들었습니다.

  • 안국동사거리
    안국동사거리

    혼자 보는데 관장님 붙으면 처음엔 부담스럽죠. 근데 도록에 안 나오는 얘기는 결국 그 사람 입에서만 나오더라고요.

  • 느린수집
    느린수집

    영월 쪽에 그런 데가 몇 곳 있다고는 들었는데 어디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 종이와먼지
      종이와먼지

      이름 적기는 좀 조심스러워서요. 영월 관광 안내에 목록이 나와 있으니 거기서 관심 가는 곳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평일에 가시고, 문 여는지 전화 한 통은 꼭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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