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작은 박물관에서 관장님이랑 두 시간
휴가 때 강원도를 돌다가 영월에 작은 박물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얘길 듣고 한 곳 일부러 들렀습니다. 읍내에서 차로 좀 더 들어가야 하는 데였어요. 평일 오후. 주차장에 제 차 말고 한 대. 나올 땐 그 차도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표 끊어주시는 분이 관장님이셨어요. 처음엔 안내만 해주시나 했는데, 제가 첫 방에서 한참을 안 나오니까 슬쩍 오시더니 이건 어디서 구했고 저건 왜 하필 저 자리에 뒀는지를 하나씩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다 두 시간 가까이 같이 돌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물건보다 그 말투였어요. 하나 설명하다가 그거 구하려고 몇 번을 내려갔는지, 결국 얼마에 받았는지, 받고 나서 한동안 아까워서 못 꺼내놨다는 얘기까지 술술 나오는데, 아 이건 전시가 아니라 이분 수집 인생을 방마다 늘어놓은 거구나 싶더군요. 돌아오는 길은 좀 착잡했습니다. 유지비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저는 더 묻지 않았어요. 집에 와서 선반을 반쯤 비웠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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